아이와 미국 생활

아이들과 미국에서 차로 다녀보니, 700m 거리 공원도 운전하게 된 이유

두아이맘 2026. 8. 22. 10:27

아이들과 미국에서 차로 다녀보니, 700m 거리 공원도 운전하게 된 이유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적응해야 했던 것 중 하나가 차로 이동하는 생활이었습니다.

우리가 머무는 집에서 자주 가는 공원까지는 약 700m 정도입니다. 한국에 있다면 당연히 걸어갈 거리라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저도 걸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은 오히려 "왜 걸어가?"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신기했는데 여러 번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이제는 저도 자연스럽게 차에 타게 됩니다.

아이들 캠프에 데려다주고, 마트에 가고, 도서관에 가고, 공원이나 수영장에 가는 평범한 일상에도 차를 이용합니다.

샌프란시스코나 오클랜드처럼 조금 떨어진 곳은 물론이고 산타크루즈, 몬터레이, 타호처럼 교외로 나갈 때는 차에서 보내는 시간도 길어집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카시트에 태우는 것부터 일이었지만 지금은 부스터를 사용하고, 아이들 역시 긴 차 이동에 익숙해졌습니다.

미국에 여러 번 오가면서 경험한 아이들과의 자동차 생활과 장거리 이동 이야기를 정리해봅니다.

무지개
운전 중에 만난 무지개, 미국은 무지개도 엄청 크다

700m 떨어진 공원도 차를 타고 가는 생활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먼저 느꼈던 것은 생각보다 차를 타는 일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지역마다 생활환경과 대중교통 사정이 다르겠지만, 우리가 주로 생활했던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차가 있으면 생활이 훨씬 편했습니다.

공원에 갈 때도 차를 타고, 장을 보러 갈 때도 차를 타고, 아이들을 캠프에 데려다줄 때도 차를 탔습니다.

한국에서는 걸어갈 거리라고 생각했던 곳도 자연스럽게 운전해서 가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가까운 거리를 굳이 차로 가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생활하다 보니 이유를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마트에서 물이나 식료품을 많이 사면 차가 편하고, 아이들과 외출하면 물과 간식, 여벌옷 등 가지고 다니는 짐도 생깁니다.

무엇보다 목적지들이 걸어서 이어져 있기보다는 차로 이동하는 것을 전제로 배치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미국에 오면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라기보다 생활의 일부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어릴 때는 카시트, 지금은 부스터를 사용한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미국에 왔을 때는 당연히 카시트를 사용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커서 성장 단계에 맞는 부스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와 미국에서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한국에서 사용하던 기준만 생각하기보다 방문하는 주의 어린이 탑승 규정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는 8세 미만 어린이는 원칙적으로 차량 뒷좌석에서 적절한 카시트 또는 부스터 시트를 사용해야 합니다.

8세가 되었거나 키가 4피트 9인치, 약 145cm에 도달한 어린이는 일반 안전벨트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나이 기준을 넘었다고 바로 부스터를 빼는 것보다 실제 차량의 안전벨트가 아이의 몸에 제대로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CHP) 역시 안전벨트가 목이나 배처럼 적절하지 않은 위치에 걸린다면 아이가 충분히 클 때까지 부스터를 계속 사용하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또 2세 미만 어린이는 원칙적으로 후향식 카시트를 사용해야 하며, 체중 40파운드 이상 또는 키 40인치 이상인 경우에는 해당 규정의 예외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어렸을 때는 카시트에 앉혀 벨트를 채우고 내리는 과정부터 일이었는데 지금은 스스로 차에 타고 부스터에 앉으니 이동 준비가 훨씬 편해졌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미국에서 차로 여행하는 것도 확실히 수월해졌습니다.

처음 미국 고속도로에서 가장 무서웠던 것은 합류였다

미국 고속도로를 처음 운전했을 때 가장 무서웠던 것은 속도보다 합류였습니다.

진입로에서 속도를 올려 이미 달리고 있는 차량 사이로 들어가야 하는데 처음에는 그 타이밍을 잡는 것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기존 차선의 차량이 당연히 속도를 줄여 나를 넣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도 운전하면서 배웠습니다.

한 번은 진입하면서 사이드미러로 차량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옆 차량과 부딪힐 뻔한 적도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고속도로에 합류할 때 훨씬 더 신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오토바이도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려웠습니다.

고속도로에서 빠르게 달려오는 오토바이가 갑자기 시야에 들어오면 지금도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차량의 종류도 정말 다양합니다.

큰 픽업트럭부터 오래된 자동차까지 한 도로에서 함께 달리고, 창문이나 차체 일부가 손상된 상태로 테이프 등을 붙이고 운행하는 차량을 본 적도 있습니다.

한국 도로에서 보던 풍경과는 조금 달라 처음에는 주변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부분의 고속도로에서는 일반 차량의 최고 제한속도가 65mph이고 일부 표지된 구간에서는 70mph까지 허용됩니다.

실제로 운전하면서는 도로가 넓고 이동거리가 길어서인지 같은 거리를 이동해도 한국과는 거리와 시간에 대한 감각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제한속도와 별개로 교통량이나 날씨, 도로 상태에 맞춰 안전한 속도로 운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새크라멘토 가는 길
영화에서 보는 듯한 도로도 참 많다.

오후가 되면 교통량이 늘고 카풀·FasTrak도 보였다

우리가 생활하면서는 오후 3시를 넘기기 시작하면 도로에 차가 많아지는 것을 자주 느꼈습니다.

특히 퇴근 시간과 겹치면 평소보다 이동시간이 길어집니다.

교통사고라도 발생하면 일부 차선이 통제되면서 갑자기 정체가 심해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멀리 이동해야 하는 날에는 가능하면 교통량이 많아지는 시간을 피하려고 합니다.

베이 에어리어를 차로 다니면서 처음에는 카풀 차선과 FasTrak도 생소했습니다.

일부 도로에서는 특정 조건을 충족한 여러 명이 탑승한 차량이 HOV 또는 Express Lane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FasTrak은 우리나라의 하이패스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차량에 사용하는 전자 태그 등을 통해 유료 도로나 Express Lane 이용 요금을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몇 명이 타면 무조건 무료'처럼 하나의 규칙이 모든 도로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Bay Area Express Lane은 도로와 시간대 등에 따라 카풀 인원 기준과 할인 또는 무료 이용 조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FasTrak Flex처럼 탑승 인원을 설정하는 태그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서 실제 운전할 때는 해당 도로의 표지와 이용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우리 가족처럼 여러 명이 함께 차를 타고 다니면 조건에 맞는 카풀 차선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 생겨 막히는 시간대에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타호까지 5시간, 휴게소 대신 Exit로 나갔다

아이들과 차를 타고 다녀본 곳은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부터 산타크루즈, 몬터레이, 타호까지 다양합니다.

LA처럼 거리가 훨씬 먼 곳은 우리 가족의 경우 비행기를 이용했고, 차로 이동했던 곳 중 기억에 남는 장거리는 타호입니다.

타호에 갈 때는 중간중간 쉬면서 이동해서 약 5시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국에서 고속도로 장거리 여행을 하면 휴게소에 들르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미국에서는 우리가 이동했던 길에서 한국식 고속도로 휴게소를 이용하는 방식과는 달랐습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거나 간식이 필요하면 가까운 Exit로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지도에서 가까운 Starbucks, Target, Walmart, Whole Foods 같은 곳을 찾아갔습니다.

화장실을 이용하고 필요한 음료나 먹을 것을 산 뒤 다시 고속도로로 들어왔습니다.

한 번은 형부가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 가까운 주유소로 바로 들어간 적도 있습니다.

미국 고속도로에는 Exit가 계속 나오기 때문에 어디에서 쉴지 미리 완벽하게 계획하지 않아도 필요할 때 주변 시설을 검색해 나가는 방식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래도 이럴 때는 한국 고속도로 휴게소가 생각납니다.

화장실도 가고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간식도 사고, 어느 휴게소에 무슨 음식이 맛있는지 찾아가는 재미가 미국에서는 아쉽습니다.

한국에서는 휴게소에 가는 것 자체가 장거리 운전의 작은 이벤트인데 여기서는 '화장실 가야 하니까 가장 가까운 Target 어디지?'가 되는 셈입니다.

아이들과 장거리 운전할 때 패드보다 많이 한 것

장거리 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차 안에서 아이들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차를 타자마자 패드를 보는 방식보다는 가족끼리 할 수 있는 놀이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끝말잇기를 하기도 하고 노래를 듣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다음 사람이 내용을 이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놀이도 합니다.

문제를 내고 다른 사람이 맞히는 놀이도 차 안에서 자주 합니다.

이런 것을 하나씩 하다 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잘 갑니다.

물은 차에 항상 챙겨 다니고 간식은 너무 거창하게 준비하지 않습니다.

과일이나 Goldfish 같은 크래커, 손으로 집어먹기 쉬운 작은 스낵 정도를 준비합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장거리 이동 자체가 하나의 큰일이었습니다.

카시트에 태워야 하고 아이 컨디션도 계속 확인해야 했고, 화장실이나 식사시간도 더 신경 써야 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져 장거리 운전도 예전보다 훨씬 편해졌습니다.

타호까지 몇 시간을 이동해도 끝말잇기를 하고 노래를 듣다가 이야기를 나누고, 중간에 한 번씩 내려 쉬면 다시 갈 수 있습니다.

미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것조차 긴장됐지만 이제는 아이들을 태우고 몇 시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여행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느낀 것은 자동차가 단순히 여행할 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공원, 마트, 도서관, 캠프처럼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데도 차를 사용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700m 거리의 공원도 차를 타고 가는 가족들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여러 번 생활하고 나니 어느새 저도 자연스럽게 차 키부터 찾게 됩니다.

※ 이 글은 아이들과 캘리포니아에 여러 차례 머물며 자동차로 이동했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카시트·부스터, HOV·Express Lane, FasTrak 및 교통 규정은 아이의 연령과 신체 조건, 도로, 지역 및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운전 전 California DMV, CHP 및 해당 도로 운영기관의 최신 규정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